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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한국과 일본 문제, 공존의 시각서 풀어야

기사승인 2018.02.28  11: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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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다쿠쇼쿠 대학 고영철 객원 연구원 인터뷰

고영철교수 <사진출처>로컬세계

일본이 싫다고 갈라설 수도 없고 이사갈 수 도 없다. 우리는 과거사 등의 문제로 일본을 싫어하는 게 사실이지만 냉철하게 생각해보면 한국과 일본은 협력과 경쟁을 통해 같이 발전해야 할 운명적인 파트너다.

고영철 교수의 말이다. 그는 현재 일본의  유명 대학 다쿠쇼쿠 대학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일본 TV의 시사대담 해설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나는 친일파도 아니고 반일파도 아니며 지일파일뿐이다”고 말하는 고영철 교수를 탁쿠쇼쿠대학 그의 연구실에서 만나 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기 소개

1953년 전남 담양군 창평면 출생,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장학금으로 조선대학교 졸업, 국가의 머슴이 되라는 부친의 요청으로 대학졸업 후 해군장교로 군생활을 시작, 해상육상부대 지휘관, 국방부 전문위원, 영관장교시절 국방부 재직 중에는 일본담당관으로 한일군함친선방문 군사유학 등 군사교류 활성화에 기여했다. 일본다쿠쇼쿠대학 박사전기과정 수료 후 현재 다쿠쇼쿠 대학 객원연구원, 싱크탱크 JFSS(일본전략연구포럼)연구원, 한국통일진흥원 전임교수, 일본재단· 유라시아21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비토 다케시가 진행하는 일본 TV에 고영철 교수가 패널로 출연해 시사해설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로컬세계

-현재 소속해 있는 다쿠쇼쿠 대학(이하 다쿠대)을 소개 한다면.

118년 전, 타이완협회 전문학교로 창립, 영어 중국어 한국어 러시아어를 중점 교육해 일찍이 국제화시대를 선도해온 대학이다. 대학동창회는 일본에 87지부, 서울지부 등 해외 34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특히 해방 전에 다쿠대 출신들이 설립한 조선농촌금융조합은 해방 후에 한국 농협의 모체가 되었고, 경성분교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이 돼 한국경제부흥의 뿌리가 됐다. 국제화의 선구대학으로 경희대, 대구대, 대구미래대, 울산대와 자매를 맺고 있어 한국과 밀접한 인연을 가진 대학이다.

외국어 어극제(語劇祭)는 100년 전통이며 외국어 교육은 다쿠대가 도쿄대, 도쿄외대보다 앞서 있다. 외자계 대기업 취직률은 99%에 이른다. 오랫동안 한국유학생수가 1위를 지켜왔으나 최근에는 중국, 베트남 유학생들이 1, 2위를 다투고 있다. 우리의 취직난 해결을 위해서도 다쿠대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특히 유학생들을 위한 기숙사 입주가 충분하고 각종 장학금 혜택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 군 생활을 접어야 하는 사연이 있었다는데.

1993년, 김영삼 정권이 들어서자 하나회는 물론 전직 대통령들까지도 구속되는 상황에서 나는 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군복을 벗었다. 당시에는 "밤새 안녕하셨습니까?"가 아침인사였다. 대규모 사정한파로 인해 많은 동료들이 피해를 입기도 했다. 그 후, 내가 일본특파원과 주고 받은 정보는 군사연구지 공개자료였기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의 특사로 복권을 받았다.

-일본에 정착하게 된 동기는

1965년에 부친이 주일대표부 영사로 재직했던 인연이 있다. 특히 나는 국방부에서 북한분석장교와 일본담당관 재직 경험이 있어 북한문제와 한일문제 전문가로 인정을 받게 된 것이 인연이 됐다. 현재 나는 일본의 대학 및 민간싱크탱크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앞으로도 연구, 집필, TV나 신문 등 미디어 해설, 강연 등을 통해 한일우호에 기여하고 싶다.

-일본 TV 출연은

일본에는 한반도문제 전문가가 많다. 하지만 예리한 정황분석을 요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남북관계와 한일관계에 대한 현장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에게 해설을 요한다. NHK를 비롯해 일본TV, 아사히TV, TBS 등에 북한문제 및 한일관계 이슈가 발생시에 해설위원 등 패널로 출연하고 있다. MBC 및 YTN도쿄지국 인터뷰로 본국에 방영되기도 했다.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저서도 있다는데

지금까지 9권의 책을 출판했다. 일본 외무성 재직 중 표적수사로 물러난 인기작가 사토 유 씨와의 대담집 ‘국가 정보전략’이 10만부 베스트셀러가 됐다. 또한 북한 특수부대의 위협을 지적한 ‘북조선특수부대’를 출판해 10년 전에 북한 핵 미사일 위협을 경고했는데, 그것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 좌파의 음모’를 출판해 화제가 되고 있다. 2010년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을 계기로 NHK해설, 자민당 본부 강연, 방위대학 특강 및 일본 전국강연을 통해서 한일간 안보와 우호를 강조해왔다.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국가정보전략'(고영철, 사토 유 공저)

-일본인의 조상은 도래인이라는데

현재의 일본 천황이 "칸무천황(桓武天皇)의 모친이 백제인이다. 내 몸속에는 백제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말한 것처럼 일본의 천황가는 백제왕조가 조상이다. 동경 근교의 사이타마현에는 고구려 보장왕의 왕자 고약광(高若光)의 후손이 1300년간 고려신사를 지키며 살아 오고 있다. 716년 도쿄 주변 일대에 흩어져 살던 고구려 유민 1799명을 모아 고려군을 건군하고 무사시노 평야 일대에 정착했다. 고려군 설치 42년 후에는 인근 지역에 신라군도 생겨났다. 무사시노 평야는 메이지시대에 일본 쌀의 절반을 공급할 정도의 곡창지대가 됐다. 이처럼 고구려 백제 신라의 도래인들이 이주해 주도적으로 일본을 개척했다는 역사적 사실로 보아 한반도의 후손들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일 역사문제 갈등에 대해서는

영국과 프랑스 및 독일은 피가 섞인 혈족관계 임에도 불구하고 30년전쟁, 100년 전쟁을 했던 선례가 있다. 그러나 영국과 프랑스는 유로터널을 연결해 영국은 섬나라를 면하고 프랑스 독일과 이웃사촌이 됐다. 미국으로 이주한 영국인들은 조상 나라 영국과 수차에 걸친 독립전쟁을 반복했던 과거가 있다. 일본인의 반한감정도 조상의 나라에 대한 애증심리(愛憎心理)의 표출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전쟁시 피란민으로 남한에 정착한 북한 주민들도 대북증오심이 많다는 사실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과 일본은 불편한 관계를 넘어 서로 경쟁하는 라이벌이면서 동시에 파트너 관계로 유지해야 한다.

-한일경제안보 등의 협력에 대해서는

중국 경제성장의 아버지, 등소평은 "미국과 친한 나라는 모두 부자나라가 되었다"며, 미국 일본과 손잡고 가난한 중국을 졸업했다. 6.25전쟁 후 세계 최빈국이던 우리도 미국과 일본의 기술과 자본을 수혈해 가난을 벗어난 것이 사실이다. 일본과 친한 동남아 국가들도 모두 부자나라가 됐음을 엿볼 수 있다. 우리와 일본은 경제적으로나 안보상으로나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에 비유될 정도로 밀접한 관계임을 알아야 한다. 과거사 문제로 인해 경제적으로 불이익을 초래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북한 핵에 대해서는

북한 핵미사일은 우리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다. 한미동맹과 한일동맹은 우리의 평화를 지탱하는 양대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한 기둥이라도 금이 가면 한국안보는 순식간에 허물어질 위험성이 크다. 특히 북핵 보유가 절대 용납되지 않는 이유는 북핵이 일본의 핵무장에 명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핵무장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잠재적인 위협이 된다. 따라서 일본의 핵보유는 당연히 한국과 대만의 핵무장에 명분을 제공하게 되고 결국 핵 확산으로 국제사회에 위협만 증폭될 뿐이다. 북한의 장기독재정권이 살아 남기를 원한다면 핵을 포기하고 남북이 평화공존 속에서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올해 개인적 바람은

만년 청춘이라는 기분으로 파란만장하고 드라마틱한 인생길을 달려왔다. 돌아보니 어느새 60대 중반에 이르렀다. 일본의 보수파 언론인 사꾸라이 요시꼬 씨는 그의 저서에서 "한국인들은 먼 옛날, 조상들이 일본에 건너가 훌륭한 나라를 건설했다는 사실에 대하여 자긍심과 프라이드를 느껴주기 바란다"고 했다. 2018년은 사쿠라이 씨의 말처럼 한국인의 자긍심과 프라이드를 가지고 제2인생에 도전하고 싶다. 조국의 발전과 한일우호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도쿄 분교구에 위치한 탁쿠쇼쿠대학 본관 <사진출처>로컬세계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 한반도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힘이 상충되는 지정학적인 요충지다. 38선은 대륙과 해양 양대세력의 균형을 이루는 센터라인이다. 핵이 없는 한국이 핵을 가진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한미동맹과 한일협력에 의존하는 것만이 현실적으로 바람직한 선택이다. 한미일 사이를 갈라 놓으려는 반미 반일세력들의 심리전에 속아 넘어가면 우리가족의 생계는 물론 국가의 존망까지도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한일관계는 먹고 사는 문제이지만 한미관계는 죽느냐 사는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승민 특파원 happydoors1@gmail.com

아시아씨이뉴스 asianews20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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